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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과 더빙의 차이점 3가지

By 2023년 09월 27일1월 19th, 2024No Comments

‘똑같은 영상 번역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막과 더빙은 영상 번역과 출판 번역의 차이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로 하자.

1. 프로그램 사용

더빙과 자막은 먼저 프로그램 사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자막은 자막 생성 프로그램 활용이 필수적이지만 더빙은 (프로그램이라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글이나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그게 뭐 대수인가 할 수 있지만, 영상 번역에서 자막 작업을 배울 때, 많은 수강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자막 생성 프로그램이다. 번역이나 프로그램 활용 등에 사용하는 용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프로그램이 손에 익기까지 시간도 걸리고, 자막을 생성하는 데에는 작가의 센스나 감도 중요하기 때문에 능숙해지기까지 개인마다 시간차가 제법 발생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요즘 한글이나 워드를 다룰 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테니, 프로프램 사용에 있어서 더빙은 워드 등 바로 활용이 가능하니 수월하게 느껴질 것이다.

<자막 생성 프로그램, SE>

2. Target

자막이든 더빙이든 최종적으로는 둘 다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더빙은 그 사이에 ‘성우’가 존재한다.
시청자에게 전달되기에 앞서 더빙은 연기를 하기 위해 성우에게 주어지는 대본인 셈이다.
이번에도, 그게 뭐 대수인가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이것이 더빙과 자막의 가장 큰 차이점이며, 차이점 대부분이 이로 인해 발생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성우의 존재에 따라 어떤 차이점이 발생하는지 확인해 보자.

영상 번역은 구어체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출판의 언어에 비해서는 확실히 영상 번역은 구어체에 가깝지만, 자막 번역은 문어체와 구어체 그 사이쯤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구어 표현에는 쓸 수 없는 표현도 많고, 비문도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일상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다 썼을 때, 시청자 역시 구독료를 내고 시청 중인 OTT 영상이 아니라, 무료로 배포되는 불법 자막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정제된 언어의 사용이 퀄리티의 차이를 가져온다.

더빙은 자막에 비해 훨씬 구어체에 가깝다.
시청자가 자막을 ‘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번역을 ‘듣게’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즉, 성우가 직접 입으로 소리를 내어 연기하는 부분이다 보니 자막보다 구어적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지시 사항의 유무

이런 자막을 본 적이 있는가?

(존이 크게 웃음) 푸하하하

(흐느껴 울음) 흐흐흐윽

아마 없을 것이다. 자막은 시청자가 직접 등장인물의 연기를 보고 들으며 자막을 읽기 때문에 감정 표현이나 감탄사 등은 굳이 글로 번역하지 않아도 충분히 직접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이를 글로 옮겼을 때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릴 것이다.

하지만 더빙의 경우, 등장 인물이 내는 소리는 모두 글로 옮기는 것이 원칙이다.
웃음이나 울음, 한숨, 놀람 등의 감정 표현까지 전부 성우가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디테일한 지시 사항이다.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수줍게 웃는 웃음, 자지러지게 웃는 웃음, 멋쩍은 웃음 등
성우가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지시 사항으로 남겨줘야 한다.

기호 및 규칙

작업 방식이 전혀 다르니 당연히 규칙도 완전히 다르며 번역 시 사용하는 기호도 다르다.

더빙을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 더빙 대본은 암호 해석에 가까울 것이다.

성우는 번역가가 기입해 둔 암호를 보며,
캐릭터의 입모양에 따라, 혹은 입모양이 보이지 않더라도 걱정 없이 수월하게 연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당연히 더빙에는 자막보다 암호가 훨씬 많다.
그런 면에서는 자막보다 더빙 작업이 훨씬 꼼꼼해야 하며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자막이 쉽고 더빙이 어렵다는 건 아니다.
자막과 더빙 중 자신의 성향이 어떤 것과 더 잘 맞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옳다.

3. Time Code

타임 코드, 타임 코딩, 혹은 TC 작업이라고도 하는데 자막이 화면에 정확히 뜨는 시점과 사라지는 시점을 잡아주는 작업을 말한다.
즉, 모든 자막에는 TC 작업이 필요하며, 이때 TC는 꽤 정교함을 요구한다.
자막이 조금만 늦게 떠도 시청자는 왜 자막이 뜨지 않는 건지 조바심을 느낄 것이며
반대로 너무 늦게 뜬다면 스포일러를 당한 기분일 것이다.
처음 자막 프로그램을 배울 때, 이 작업이 가장 번거로운 부분이며, 영상 번역 지망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TC 작업을 얘기하자면 반대로 더빙보다 자막이 훨씬 까다롭다.

보통은 자막 전문 번역가, 혹은 더빙만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로 따로 나뉘는데, 내 경우에는 더빙 작업과 자막 작업이 둘 다 가능한 번역가다. 하지만 성향으로나 효율면으로 볼 때, 더빙보다 자막이 더 잘 맞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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